독일 생활을 시작하면 누구나 한 번쯤 혼란을 겪는 일이 있다. 바로 쓰레기 분리수거다.
한국에서도 분리수거는 일상적인 일이지만, 독일의 시스템은 훨씬 더 세분화되어 있다. 플라스틱, 종이, 유리병, 음식물 쓰레기, 심지어 유리 색깔까지 구분해야 하니, 처음에는 뭐가 뭔지 전혀 모르겠고, 버리다가 민망한 적도 생긴다. 또한 플라스틱, 종이등 세분화 된 만큼 수거하는 날도 다르기 때문에 사는 곳에 따라 계획된 수거 날이 적힌 캘린더를 잘 확인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독일인들의 환경에 대한 철저한 의식과, 잘 정비된 시스템 덕분에 쓰레기 분리수거는 도시의 청결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오늘은 내가 직접 겪은 시행착오와 함께, 독일에서 쓰레기 분리수거 제대로 하는 법을 소제목별로 정리해보았다.
쓰레기 종류별 분리수거 방식: 색깔별 쓰레기통 이해하기
독일의 아파트나 주택가에는 보통 색깔별로 쓰레기통이 준비되어 있다. 지역마다 색상 구성이 조금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 아래와 같은 기준을 따른다.
✅ 노란색 (Gelbe Tonne / Gelber Sack)
플라스틱, 알루미늄, 포장재 등
예: 요구르트 통, 샴푸병, 과자봉지, 깡통
단, 음식물이나 내용물이 남아있으면 안 됨! 간단히 헹궈서 버려야 함
‘Grüner Punkt’ 라벨이 있는 제품이 여기에 해당함
✅ 파란색 (Blaue Tonne)
종이, 판지류
예: 신문지, 우편물, 택배 박스
종이컵, 기름 묻은 피자 상자는 제외 (이건 일반 쓰레기)
✅ 갈색 (Braune Tonne)
음식물 쓰레기, 유기 폐기물
예: 과일 껍질, 채소 찌꺼기, 커피 찌꺼기, 달걀껍데기 등
플라스틱, 고기류, 유제품은 포함 안 됨
✅ 검정색 또는 회색 (Restmüll)
일반 쓰레기
예: 휴지, 기저귀, 고기 찌꺼기, 플라스틱인데 재활용 안 되는 것들
지역에 따라 음식물 쓰레기를 따로 모으지 않고 일반 쓰레기와 함께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 자치구(Müllabfuhr)의 안내문을 잘 확인해야 한다.
유리병은 색깔까지 나눠서 버려야 한다?
한국에서는 유리병을 한 곳에 모아 버리는 경우가 많지만, 독일은 색깔별로 나누는 유리 전용 수거함이 따로 있다.
이건 집 앞에 있는 게 아니라, 동네 여기저기 ‘Glassammelcontainer’로 마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직접 들고 가야 해서 처음엔 번거롭게 느껴지지만, 규칙을 알고 나면 꽤 체계적으로 느껴진다.
색깔별로 나눠진 유리 수거함
Weißglas – 투명한 유리병
Grünglas – 초록색 유리병
Braunglas – 갈색 유리병
그 외 (파란색, 노란색 등 특별한 색상)은 보통 Grünglas에 버리는 것이 원칙
그리고 유리병은 뚜껑(플라스틱/금속)은 따로 분리해서 노란색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병에 남은 액체도 깨끗이 비워야 하고, 깨진 유리는 일반 쓰레기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고,
또 중요한 점! 유리병은 정해진 시간에만 버려야 한다. 주말이나 저녁 8시 이후에는 소음 때문에 금지된 지역도 있으니까 주의해야한다.
독일 분리수거 시 자주 하는 실수
처음 분리수거를 할 때는 ‘이건 플라스틱이지만 음식물이 묻었는데 어디에?’ 같은 고민을 자주 하게 된다. 아래는 내가 직접 겪었던 실수와, 지금은 잘 지키고 있는 팁들을 모아보았다.
🔸 자주 하는 실수
기름 묻은 피자 상자를 종이로 버리기
→ 오염된 종이는 일반 쓰레기!
플라스틱 병에 음료가 남아있는 채로 버리기
→ 헹구고 뚜껑은 따로 버려야 함
플라스틱인데 일반 쓰레기로 버리기
→ Gelbe Sack/ Tonne를 적극 활용하기!
🔸 독일 생활 분리수거 생활꿀팁
빈 병 Pfand(보증금) 제도를 잘 활용하자
→ 독일에서는 음료수를 구매할 때 병값 외에 보증금(Pfand)을 추가로 내고, 마트의 환급기(Leergutautomat)에 병을 반납하면 현금 혹은 영수증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 주로 플라스틱, 유리병, 캔에 해당하며, 병 뒷면에 “Pfand” 표시가 있는지 확인 필수이다!
쓰레기 수거 날짜 확인도 잊지 않아야 한다!
→ 아파트 관리사무소나 시청 웹사이트에서 ‘Abfuhrkalender’를 확인할 수 있어. 종류별로 수거일이 다르기 때문에 미리 체크해두는 게 좋다.
분리수거용 쓰레기봉투 준비하기
→ 독일 마트에서는 ‘Gelber Sack(노란 봉투)’를 무료로 제공하거나, 시청에서 배부하는 곳도 있다.
→ 종이, 음식물용 쓰레기봉투도 쉽게 구매 가능하며, 분리수거 전용 쓰레기통도 따로 판매되고 있어 생활에 도움된다.
마무리하며: 분리수거도 독일식으로!
독일에서의 분리수거는 단순한 청결 유지를 넘어서 환경 보호와 공동체 의식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진다.
초기에는 헷갈릴 수 있지만, 한 달만 지나도 어느새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분리수거를 잘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특히, “어떻게 버리느냐”가 “무엇을 사느냐”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쓰레기에 대한 인식이 철저한 독일의 문화는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우리도 독일식으로 환경을 생각하며, 오늘부터는 분리수거도 ‘제대로’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