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살다 보면 세금 신고(독일어로 Steuererklärung)를 피할 수 없습니다. 매년 1회, 전년도 소득과 관련한 세금 정산을 통해 환급금을 받을 수도 있고, 추가 납부가 생기기도 하죠. 특히 많은 사람들이 몇 백 유로에서 많게는 몇 천 유로까지 돌려받는 걸 보면, "나도 꼭 해봐야겠다!"는 마음이 생깁니다.
이번 글에서는 독일 세금 환급의 개념부터 신고 방법, 그리고 세무사 활용 팁까지 상세히 안내드릴게요.
독일에서 세금 환급 받기 - 왜 돌려받을 수 있나요?
독일은 원천징수 제도라 월급에서 세금을 먼저 떼고 나머지를 지급합니다. 하지만 각자의 생활 상황(예: 이사, 통근거리, 자녀, 의료비, 교육비 등) 을 반영하지 않은 '기본 세율'로 떼는 것이기 때문에, 연말정산을 하면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 예를 들어:
직장에서 너무 많은 세금을 원천징수한 경우
의료비나 교육비 지출이 많았던 경우
연중 중간에 퇴사하거나 입사한 경우
통근 거리가 길어서 교통비 환급 대상이 되는 경우
세금 신고는 의무일까? 선택일까?
모든 사람이 신고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아래에 해당하면 의무 신고 대상자입니다:
프리랜서, 자영업자
부업이나 기타 수입이 410유로 이상인 사람
실업급여, 육아휴직 수당 등 비과세 소득이 있는 경우
여러 회사에서 급여를 받은 경우
부부 공동 신고를 하는 경우 등
반면, 직장인이 1년 내내 한 회사에서만 일한 경우는 자발적으로 신고(Antrag auf Einkommensteuerveranlagung)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환급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진행하곤 하죠.
언제까지 신고해야 하나요?
의무 신고자: 다음 해 7월 31일까지
세무사를 통해 신고: 9월 말 혹은 2월 말까지 연장 가능
자발적 신고자: 최대 4년 전까지 소급 신고 가능!
💬 예: 2024년 소득에 대한 세금 신고는 2025년 7월 31일까지 해야 함.
세금 환급 신청 방법
두 가지 방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 ① 직접 신고 (간편 & 저렴)
ELSTER: 독일 국세청 공식 웹사이트. 무료지만 다소 어렵고 독일어 숙련도 필요.
세금 앱 (예: SteuerGo, Taxfix, WISO 등):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한국어 지원은 없지만 영어 UI도 일부 가능. 유료(30~40유로 내외).
✅ ② 세무사 활용 (복잡한 경우나 독일어, 영어 자신 없다면 강력 추천)
프리랜서, 자영업자, 부동산 수익, 해외 수익 등 복잡한 소득 구조일 경우 강력 추천.
수수료는 보통 환급액의 일정 비율 또는 기본 수수료 기준.
독일어로만 소통하는 경우가 많으니 영어/한국어 가능한 세무사를 찾는 것도 중요.
어떤 비용들을 공제 받을 수 있나?
세금 환급을 위해 공제 가능한 항목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주요 항목 설명
Werbungskosten 출퇴근 교통비, 업무용 장비, 이사비용 등
Sonderausgaben 연금보험, 교육비, 기부금 등
Außergewöhnliche Belastungen 의료비, 장애 관련 비용, 간병비 등
Haushaltsnahe Dienstleistungen 청소, 보일러 수리 등 가정 내 서비스 비용
*실제로 저의 경우는 운이 좋게 연말정산 신청을 도와주는 알바하는 학생을 알게 되어 매우 저렴한 가격에 4년정도는 편하게 했어요. 물론 전문가처럼 환급 받을 수 없을 수 있다는 리스트정도는 감수하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사실 이주, 이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환급받을 일이 크게 없었어서 만족했어요.이제는 친구가 더 이상 이 알바를 하지 않는다고 하여 최근에는 셀프로 Taxfix 어플을 사용하여 신청하고 있습니다. 조금 헷갈리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쉬워서 저처럼 복잡하게 연말정산 할 항목이 없는 분들은 어플 사용을 추천합니다.
아, 참고로 독일어를 잘하고 세무관련 전공하는 학생이 있다면 연말정산 알바를 하는 것도 나름 쏠쏠?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독일 연말정산 후 세금 환급액
사람마다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1인당 1,000~1,200유로 정도 환급받는다고 합니다.
단, 상황에 따라 환급이 아닌 납부가 필요한 경우도 있으므로, 무작정 기대만 하면 안 돼요.
실제로 저의 경우 독일로 첫 이주하고, 이사했을 때 가장 많은 환급액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로는 큰 비용을 지출할 경우도 없기도 했고 환급액이 50유로 이하거나 마이너스였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독일로 이주 계획이 있는 분들은(직장인의 경우) 연초나 중간에 오는 것이 연말에 오는 것보다 환급액이 당연히 많고 영수증은 꼭 보관하시길 추천합니다!!
팍팍한 독일 생활에서 환급액을 받는 날이 매 년 행복한 이벤트였는데 저는 더 이상 받을 수 있는 환급액이 없어서 약간 울쩍해지네요^...^
실전 팁: 세금 신고 준비 체크리스트
Lohnsteuerbescheinigung (연말 정산서)
통근 거리 증빙 (구글 지도 거리 등)
보험료 납입 증명서
의료비 및 영수증 모음
Steuer-ID 및 ELSTER 계정
세무사 고를 때 꿀팁
주변 한인 커뮤니티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후기 참고
영어 가능 여부 확인
정식 Steuerberater 등록 여부 확인 (등록번호 있음)
수수료 구조 투명한 곳 선택
한국에서 간편한 연말정산을 해보신 분이라면 처음 독일에 와서 연말정산하려고 할 때 너무 막막하고 어렵고 귀찮아 보이는다는 점 백번만번 이해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한 번 해보면 준비해야 하는 서류, 챙겨야 하는 서류도 비슷하기 때문에 다음 해부터는 비교적 수월하게 느껴집니다.
몇 백 유로에서 몇 천 유로까지 ‘합법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이라면, 꼭 해볼 만한 가치가 있겠죠?
세무사에게 맡기든, 앱을 사용하든, 자신의 상황에 맞는 방식을 찾아 세금 신고를 시작해보세요! 독일이 그동안 뒤쳐져 있던 디지털화, IT부분에서 큰 경각심을 느끼고 최근 많은 변화를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한국처럼 세금 환급도 하루 빨리 간편해지길 바라는 바람과 함께 저도 오늘은 2024년 연말정산 신청 준비를 해봐야겠습니다.